낡은 거울에 비친 익숙한 얼굴, 시간의 흔적을 따라
낡은 거울에 비친 익숙한 얼굴,
시간의 흔적을 따라
오래된 화장대 위에 놓인 낡은 거울. 그 표면은 잔잔한 물결처럼 미세하게 일그러져 있고, 가장자리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그 앞에 앉아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면, 익숙한 듯 낯선 모습이 그 속에 담겨 있다. 젊음의 팽팽함은 희미해지고, 웃음과 고뇌의 흔적이 새겨진 주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거울 속 얼굴은 과거의 수많은 순간들을 담고 있다. 처음 세상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던 어린 시절의 맑은 눈망울, 꿈을 향해 뜨겁게 타오르던 청춘의 열정,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했던 순간의 환한 미소, 그리고 삶의 무게에 지쳐 잠시 드리웠던 슬픔의 그림자까지. 낡은 거울은 그 모든 시간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아침 이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지만, 때로는 그 속에 비친 시간의 흔적들을 외면하려 한다. 젊음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며, 흐르는 세월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낡은 거울은 솔직하게 우리의 변화된 모습을 비춰주며, 시간의 불가역성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거울 속 익숙한 얼굴은,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우리가 살아온 삶의 깊이와 경험의 지혜가 담겨 있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 성공과 실패를 통해 쌓아온 내면의 단단함이, 낡은 거울의 흐릿함 속에서도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낡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때로는 낯섦을 느끼지만, 그 낯섦 속에는 우리가 걸어온 시간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과거의 젊고 아름다웠던 모습은 사라졌을지라도,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더욱 성숙하고 깊이 있는 존재로 변화해왔다.
낡은 거울은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이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왔느냐?” 그리고 거울 속 익숙한 얼굴은 묵묵히 답한다. “나는 수많은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낡은 거울에 비친 시간의 흔적들은, 우리가 살아온 삶의 진실된 기록이며, 앞으로 나아갈 우리의 여정을 묵묵히 응원해주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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